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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인터뷰>한국어 공부하며 영어를 가르치는 왕년의 헐리우드 스타 애쉴리 아담스

2022.06.28 11:11

엘에이 오씨 문화센터의 영어 강사 Leon Adams 인터뷰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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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온 애쉬비 아담스(Leon Ashby Adams)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20년 넘는 세월을 미국의 영화와 연극, TV와 라디오에 출연하며 엔터테이너로서의 커리어를 쌓아온 배우이다. 하지만 배우라는 것만으로 그의 삶을 요약하기는 쉽지 않다. 그는 1980년도부터 쉬지 않고 피아노 레슨을 받아 클래식 연주자로서도 활동하고 있고, 성악 레슨을 받아오며 여러 커뮤니티 행사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중앙일보》 문화센터에서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그 스스로가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한국어 학생이기도 하다. 엔터테이너로서의 삶을 접고 한인 커뮤니티와 풍부한 문화적 교류를 하고 있는 그를 《중앙일보》 문화센터에서 만났다.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리온 애쉬비 아담스(Leon Ashby Adams)입니다. 올해 71세가 되었습니다. 대학에서는 생리학을 전공했어요. 졸업 후 세계적인 의료 테크놀로지 회사인 벡톤디킨슨에서 암에 대한 연구를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28세부터 배우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테이지 네임(Stage Name)은 제 미들 네임을 딴 애쉬비 아담스였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는 어떻게 진출하게 되었나요?

백톤디킨슨에 다니고 있었지만 어릴 때부터 성악과 피아노 레슨을 받았고, 음악과 함께 살았던 터라 저의 열정은 음악에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노스 캐롤라이나에 살고 있었는데요. 아내가 어느 날 저에게 뮤지컬 <카멜롯(Camelot)> 투어 공연을 할 출연자를 뽑는 오디션이 있다고 알려 주더라고요. 그래서 오디션을 보았고 랜슬랏 기사(Sir Lancelot) 역할을 맡게 되었답니다. 랜즐랏은 아더 왕이 가장 좋아하는 기사죠. 쥬느비에브 왕비(Queen Guenevere)와 아더 왕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역할입니다. 다른 역할을 맡은 배우들도 모두 훌륭했고 감독도 좋았어요. 그렇게 태어나 처음으로 배우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의 커리어는요?

뮤지컬 <카멜롯> 출연 이후에 내 가슴이 좋아하는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브로드웨이가 있는 뉴욕으로 이주했습니다. 연기 경력이라고는 달랑 <카멜롯> 하나뿐이었지만 헤드샷(Head Shot)을 찍어 이력서를 만들어 뉴욕 시내에 있는 100여 개의 캐스팅 에이전시(Casting Agency)에 보냈어요. 그랬더니 전화가 오기 시작하더군요. 그렇게 해서 1980년대부터 약 20년간 TV, 라디오, 영화, 연극 무대에 서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참여한 작업들을 얘기해주시겠어요?

AT&T,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포드 자동차, 링컨 자동차 등 여러 TV 광고의 모델이었고요. 1981~1982년에 《NBC》에서 방송된 <더닥터스(The Doctors)>에 출연했습니다. 《ABC》에서 1981년도에 방송된 <자녀들(All My Children)>에도 나왔었죠. 그 후에는 헐리우드가 있는 LA로 건너왔어요. <달라스> 등 주요 솝오페라의 오디션에 다녔는데 역할을 따내지 못했고요. 그 당시 정말 많은 오디션에 다녔었고 엄청나게 많은 거절을 견뎌야 했어요. 오디션과 거절은 때로 잔인하게까지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좌절하지 않았고, 그러다가 드디어 역할을 맡게 되었어요. 《NBC》에서 1985년도에 방송된 솝오페라 <산타 바바라(Santa Barbara)> 파일럿 시즌에 캐스팅 된 것입니다. 1996년부터 1997년에는 워너 브라더스의 저녁 시간 연속극 <산타 바바라(Santa Barbara)> 에도 출연했습니다.

TV 일을 가장 많이 하셨나봐요?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라디오 일도 제법 있었고, 영화도 가끔 출연했었죠. 그리고 1994년부터 2000년 사이에는 캘리포니아 아티스트 라디오 극단(California Artists Radio Theatre)이라는 연기력 뛰어난 배우들의 모임에 들어가 연극 무대에 섰습니다. 셰익스피어의 고전극도 했었고 유진 오닐, 테너시 윌리엄스, 아서 밀러의 작품도 했습니다.

2000년 이후에는 연기를 그만두셨는데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연기를 하면서 갈수록 내면이 고갈되어 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내면의 뮤즈를 가꾸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일반적인 생활을 포함해 제가 좋아하는 것을 배우기에는 충분한 돈을 모아놨던 터라, 그때부터는 내 가슴이 원하는 것을 위해 성악과 피아노 레슨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음악을 정말 좋아해요. 그런데 좋아하는 것을 하려면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내면에서 솟아오르는 열정의 불꽃을 놓치지 않고 붙잡아 추구해야 합니다.

음악 레슨과 음악가로서의 커리어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뉴욕에 있었던 1980~1981년 사이에도 모리스 장뽈(Maurice Jampol) 선생님으로부터 성악 레슨을 받았었어요. 지금은 한국인인 애나 김(Anna Kim) 선생님으로부터 성악 레슨을 받고 있습니다. 테너 박인수씨가 LA에 왔을 때에는 그의 매스터클래스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너무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1993년 이후 2004년까지 클래식 피아노와 재즈 피아노 레슨을 받았고 현재도 매일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나고야, 고베로 이주해 현지의 레스토랑에서 클래식 피아노 연주자로 일하기도 했어요. 재즈 피아노도 배워 미국 곳곳에서도 피아니스트로 일했습니다. 연주를 할 때마다 정말 내 영혼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답니다. 피아노 연주자로서의 꿈은 솔로이스트가 되는 것이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그랬더니 한국인 피아노 반주자를 우연히 만나게 되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함께 한인 타운의 시니어 홈과 양로원에 가서 공연도 한답니다.

《중앙일보》 문화센터에서는 언제부터 영어를 가르치셨나요?

올해 2월부터 시작했습니다. 제 성악 선생님인 애나 김씨가 소개해 주었습니다. 일본에 있을 때도 영어를 가르쳐봤고, 그 후 약 10년 동안 온라인에서 영어 강의를 했기 때문에 제가 갖고 있는 언어 교육의 모든 노하우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한국어를 배우고 있죠?

네, 그 전에도 했었지만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따로 없고요. 로스 킹(Ross King) 박사와 연재훈 박사가 공동 집필한 <기초 한국어(Elementry Korean)>를 교재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매일 한국어 교재를 보며 문법을 익히고 한국인 친구들과 만날 때면 그들의 대화를 주의 깊게 들으면서 악센트와 인터네이션을 익힙니다. 한국어는 음악 같다고 생각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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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어를 배우려 하시나요?

한국인 친구들이 많아요. 친구들과 더 잘 소통 교류하고 싶었고요. 또 한국어를 더 잘 알아야 더 좋은 영어 선생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배웁니다.

한국어 좀 해보시겠어요?

얼굴이 연예인 같아요. 피부 너무 좋아요. 옷이 너무 멋있어요. ㅎㅎㅎ

ㅎㅎㅎ. 그런 표현은 어디에서 배웠나요?

한국인 친구들이 가르쳐줬습니다. 여성들을 만났을 때 칭찬하는 표현이라면서요.

여러 외국어를 배웠다고 들었습니다. 다른 언어에 비해 한국어는 배우기가 쉬운가요, 어려운가요?

저는 미국인이니 태어나면서부터 영어를 했고, 학교에서는 프랑스어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일본에 살면서 일본어를 익혔고 이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건데요. 한글은 정말 놀라운 문자 체계입니다. 배우는 즉시 바로 읽을 수가 있잖아요. 정말 어떻게 이런 문자체계가 있지, 하며 늘 감탄하곤 합니다. 하지만 단어는 모두 따로 따로 외워야 하죠. 많은 이들이 한국어가 세상에서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라는 얘기를 하는데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색깔이며 소리에 대해서도 정말 다양한 단계의 표현이 있죠. 하지만 한국어는 정말 아름다운 언어입니다. 말 소리가 시 같고 노래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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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레슨도 한국어로 받고 계시다고요?

네, 애나 김 선생님이 <아리랑>, <애국가>, <청산에 살리라> 등의 노래를 가르쳐줬습니다. 저는 노래를 통한 언어 교육이야말로 언어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천천히, 느리게 그 언어의 맛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에게 발음과 뜻을 배운 후에는 유튜브가 있어 한국의 유명한 가수들이 노래한 것을 들으며 공부합니다.

위의 노래 모두 너무 아름다워서 부르고 있으면 눈물이 납니다. <애국가>만 해도 그래요. 가사에 소나무, 무궁화 등이 있어 매우 환경 친화적이에요. 그리고 가사에 “하나님이 보우하사” 라면서 평화에 대해 말합니다. 국가(National Anthem) 중에 그렇게 평화를 비는 내용이 들어간 것은 거의 없습니다. 다른 나라의 국가들을 보면 정복하고 이기자는 내용이 많아요. 언어는 그 자체가 예술입니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일생에 걸친 약속이며 결심입니다.

6월 25일에 열릴 <제 1회 치유와 평화를 위한 힐링 콘서트> 무대에도 초대 가수로 오를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네, 한인 출연자들이 대부분인데 저는 한인 커뮤니티와의 인연으로 무대에 서게 됐습니다. 이번 콘서트에서 부를 곡은 <아리랑>과 <청산에 살리라> 입니다.

한국인 친구들과 보다 잘 교류하기 위해 한국어를 공부한다고 하셨는데, 당신의 여러 친구들 중에 한국인 친구들에 대한 당신의 느낌은 어떤건가요?

제게는 좋은 한국인 친구들이 아주 많아요. 그들을 매우 좋아하고요. 한국인 친구들은 일단 인심이 좋아요. 잘 베풀어요. 또 공손합니다. 그러면서도 고요한 물이 깊게 흐르는 것처럼 내면에는 매우 열정적인 면이 있어요. 기쁨, 슬픔 등 감정이 풍부해요. 한과 정이 있는 한국인 친구들을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한인 커뮤니티와 함께 일했던 적이 있는지요?

2년 전 한국총영사관과 함께 부에나파크에서 김치 축제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한복을 입고 김치를 직접 만들었던 장면이 한국에서 방송되었어요. 저는 김치를 너무 좋아합니다. 김치 종류는 정말 다양하고 만드는 사람마다 맛이 달라지죠. 매운 정도도 ‘안 맵게’에서부터 ‘아주 맵게’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스펙트럼의 맛이 가능하죠. 김치 외에도 한국 음식 모두 좋아해요. 특히 불고기를 비롯한 코리안 바베큐와 볶음밥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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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대에 진출하려는 한인 배우 지망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가 있다면요?

자기 자신을 믿고 배우로서 준비를 한다면 반드시 기회가 옵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당신을 내어주지 마세요. 배우가 되는 과정은 자기 자신을 발견해나가는 여정입니다. 삶의 선물이죠. 하지만 가는 길이 녹록지는 않아요. 그러니 견디세요. 견디면서 즐기세요. 당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세요. 제가 처음 뉴욕에 도착해 오디션을 보러 다닐 때 엄청나게 많은 거절을 견뎌야 했습니다. 그것도 과정이거든요. 거절 당하는 것이 더 이상 아무렇지도 않게 되고,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생기기 시작하면 된 겁니다. “노(No)”에 대해 준비가 되면 됩니다. 무대에 서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만큼 멋진 일은 없어요. 그리고 당신이 좋아하면 다른 사람도 좋아합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원글 링크 http://kofice.or.kr/c30correspondent/c30_correspondent_02_view.asp?seq=21534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4시엔 스텔라입니다.’ 진행자 전)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Leo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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